◑일등국민이라고 자처하며 국가방역지침에 따라 조용한 추석보내기 실천 그 두 번째로 오서산 등반을 결정하고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새벽밥을 먹고 우리 고장 천북보다 더 가까운 광천 오서산을 향해 출발했다.
주차장 도착 전 오서산 정상을 바라보니 아직 구름도 걷히지 않고 정상을 감싸고 있는 운무가 얼마나 황홀하던지. 우리가 올라갈 때까지 구름이 걷히지 않고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구름 사이를 누빌 생각을 하니 벅찬 감동이 가슴속 깊이 몰려왔다.
자주 오는 곳이지만 그래도 올 때마다 안내도 앞에서 한 번쯤 또 어느 방향으로 갈까 고민을 하게 된다. 고민은 잠시, 늘상 가던 길, 무릎에 무리가 없는 소방도로로 결정하고 천천히 새벽공기를 가슴 깊숙하게 들이마시고출발한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산행을 한다.



산행 중 제일 신나는 일이 바로 이런 들꽃을 만나는 일이다. 오르는 내내 이런 산구절초들이 중간중간 무리지어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구절초뿐 아니라 쑥부쟁이도 만났다. 구절초는몇 종류 되는 듯 보였다. 가을 들국화의 계절이 오긴 왔나 보다.
들국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구절초와 쑥부쟁이를 모두 만났으니 가을 여행의 진수를 맛본 셈이다. 요즘에야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런 종류의 들국화 한두 종은 기르기에 해마다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산과 들에서 만나는 들국화는 집에서 만나는 들국화에 비해 몇 곱절로 더 반갑고 기쁘기 마련이다.



들국화만 만난 게 아니다. 계곡 사이 이 물봉선은 또 얼마나 많던지…. 집에서 키우는 봉선화가 아닌 야생 물봉선이니 아니 반가울 수가 없겠지.
들꽃들과 이야기하고 함께 노래하며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중턱에 다다랐다. 산중턱에서서 산 아래를 바라보니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뒤편으론 구름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구름방석을 두른 것처럼 편안하게 보였다. 산중턱에서 바라본 산속도 굽이굽이 낮은 봉우리들 사이로 낀 구름이 한 폭 동양화를 보는 듯도 했다. 산에 오면 이런저런 풍경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이렇게 구름과 산 사이의 조화로 펼쳐지는 아름다움이란 절묘한 자연의 섭리라서 더마음을 콩닥이게 한다.

산을 오르다 보면 생명의 신비로움도 발견하게 되는데, 저렇게 큰 나무에 잇대어 의지하며 몸을 맡기는 담쟁이덩굴들에게서도 삶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나 혼자 잘났다고, 나만 잘한다고 혼자 아무리 발버둥쳐도 살 수 없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니 말이다. 때론 의지하고 도우며함께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 아니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르다 보니 벌써 정상에 도달했다. 791m라는 오서산 정상의 표지석을 담아야 정상에 오른 기념이 되는 듯해서 사진을 남겨 본다. 그리고 표지석 뒤편을 보니 이렇게 천수만 뱃길을 알려주는 등대산이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여기서 바라보는 해넘이 풍경도 장관이라고 하던데 하산길이 무서워, 아니 위험해 해넘이 풍경은 바닷가로 가서 보는 것이 안전하리라. 억새풀축제는 아마도 올해는 못 할 것이고, 아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상에 오니 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이 거대한 곰 같은 몸도 날아갈까봐 바람이 무서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상 쉼터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아니,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 거겠지? 사실 이 쉼터 자리에는 오서정이라고 정자가 있었는데, 여기 안내문에서 보듯 태풍 곤파스로 무너졌다고, 그리고 까마귀가 깃드는 산이라 오서산이라 했다 하는, 그동안 알고 있던 오서산 이름의 좀 다른 유래를 이 안내문을 통해 새롭게 보게 된다. 이 주변이 다 억새풀밭인데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억새풀꽃이만개했더라면 하얀 은물결로 오늘같이 바람심한 날엔 아주장관이었을 텐데 덜 핀 억새풀꽃을 아쉬움으로 뒤로하고 만개했을 때 다시 찾아와야겠다 생각하며 하산해야 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마을풍경도 중턱에서 바라봤을 때와 상황은 똑같이 그대로 구름이 감싸고 있는 평온한 마을 풍경이다. 하신하는 길에 만난 소나무들이 멋드러지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산은 올라가던 소방도로가 아닌 정암사 쪽으로 했는데 사실 이쪽을 택하지 않은 이유가 이 계단 때문이었다. 이 계단이 생긴 후로는 무릎에 무리가 와서 계단 쪽을 택하지 않고 소방도로를 이용하게 되었다. 계단 옆으로 구 등산로도 있긴 하지만 그쪽으로는 잘 가게 되지않기 대문이다.그래도 내려오는 길은 좀 수월할까 싶어 계단으로 내려왔는데, 우려했던 대로 역시나 마지막 도달할 무렵쯤엔 무릎이 좋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1600여 개나 되는 계단은 사실 등산에는 확실히무리일 듯싶다. 거의 하산이 끝나갈 무렵에 있는 정암사다. 이 계곡에는 가재도 있다고 해서 열심히 들여다 봤는데 눈에 띄진 않았다.



정암사를 지나 주차장에 다다를 무렵, 아니 주차장을 1km쯤 남겨놓고 요 귀하디 귀한'자주꿩의다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자주꿩의다리, 너 너무 반갑다!' 꽃색이 자주색이라서'자주꿩의다리'란 이름을 가진 꽃, 가느다란 다리가꿩의 다리 모양을 닮았다고 '꿩의다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행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린 조용하게 추석보내기 두 번째는 쉽게 만날 수 없던 야생화를 만난 벅찬 감동으로 마무리한다.
정말 다시는 이런 조용한 명절보내기 캠페인은 절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거듭거듭 평범한 일상으로 하루속히 복귀할 수 있기를바란다. (2020/10/3)
◑충남 벚꽃명소 광천십리벚꽃길과 우리들의 포레스트 오서산 숲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일·이주나 일찍 만개한 벚꽃이 전국 동시다발로 만개한 지난 한 주 아니었나 싶습니다.그동안 남쪽부터 서서히 폈기 때문에 마니아들과 여행사들에서는 매주 위쪽으로 돌면서 벚꽃 여행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그렇게 돌면서 즐길 수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곳 우리 지역에도10여 일이나 빨랐던 것 같습니다.지난해 보니4월13일 정도에 만개했던 듯했습니다.그런데 올해는4월2일에 초절정 만개했었습니다.작년과 올해 공통점은 벚꽃이 초절정 만개한 다음 날 비가 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곳은 전국에서 벚꽃뿐 아니라 모든 꽃의 개화기가 제일 늦은 지역입니다.그러다 보니 아직도 피지 못한 벚꽃도 가끔 있습니다.





벚꽃을 볼 때마다 정말 신기하게도 순식간에 확 만개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어쩜 그렇게 순식간에 피는지 황홀할 정도입니다.그래서 아마도 전국적으로 그렇게나 많은 벚꽃이 심겨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게다가 한번 심으면 순식간에 나무도 한 아름 크기가 되니 심고 오래 기다리지 않아 풍성한 꽃을 보게 되니 가로수로도 그만인 화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벚꽃이다 보니 요 몇 년 사이에 금세 벚꽃 명소도 되는 듯싶습니다.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제가 매년 포스팅하게 되는 광천 십리벚꽃길입니다.섬진강 벚꽃길이 부럽지 않을 만큼 그 정도의 길이도 되고 그 정도의 풍성한 벚꽃길이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언니와 조카를 데리고 벚꽃놀이를 즐겼는데 둘 다 얼마나 환호성을 질러대든지요.세상에 이렇게 멋진 벚꽃길이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는데 생전 처음 와본다면서 돌아오는 길에 갈 때는 벚나무 하나만 보아도 감탄사 연발이었는데 올 때는 눈에도 안 들어온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멋진 벚꽃길이 우리 가까이에 완전 유명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그만큼 유명해졌다는 증거가 오서산 생태체험관 식당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다는 겁니다.식당을 꽉 메운 대부분 사람이 벚꽃 보러 왔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식당이 또 지난3월 한국인의 밥상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그러다 보니 겸사겸사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오서산 근처로 몰린 겁니다. 오서산도 유명한 산인데다가 오서산 입구 길도 유명 벚꽃길이 되었고 오서산 산촌생태체험관 식당 또한 유명 맛집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유명명소 오서산 상담 마을입니다.
2일에 만개한 벚꽃을 원 없이 보았건만3일에 또 오서산 야생화가 보고 싶어 오서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어차피 이 벚꽃길을 지나야 하기에 이틀을 연속해서 벚꽃길을 오르는 행운을 맛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벌써 벚꽃엔딩이 그려졌다는 겁니다.바람도 많이 불기도 했지만 이것이 바로 벚꽃의 묘미 아닐까 싶습니다.



오서산을 오르면서 집마다 심어진 예쁜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여고생 양 갈래머리를 따놓은 것 같은 금낭화와 산에서 보던 진달래와는 차원이 다른 풍성한 진달래와 보기가 드문 중국패모까지 정말 귀한 예쁜 야생화들을 오서산 오르막길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서산을 오르는데 우와 어쩌면 이렇게도 많은 사람이 왔었길래 산악회 리본들이 이렇게나 많이 달려있는지, 주말 지난 평일 월요일 아침이라서 산을 오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우리 외에 딱 한 분을 만났습니다.



산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우와~!와~!'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저는 그래도 종종 오서산을 왔었기에 어디쯤 어떤 야생화들이 있는지를 알기에 그냥 반가운 마음이었지만 같이 간 복뎅이는 처음 보는지 그저 감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처음 만난 개별꽃의 귀여움과 상큼함,그리고 날씬한 발레리나 같은 현호색,예전에 아이들 한복에 달아 주었다는 주머니를 닮은 괴불주머니에 이곳 오서산에나 와야 만날 수 있는 노랑제비꽃까지 그저 처음 보는 양 신기해하는 그 복뎅이는 정말 자연학습장에 온 어린이 같았습니다.





진달래도 오서산의 진달래는 우리가 날마다 걷는 솔바람 길의 진달래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나무 크기도 컸지만,산과 바위와의 조화가 얼마나 아름답던지요.분홍도 다 똑같은 분홍이 아닌 진분홍 연분홍 그 중간색까지 다양한 분홍색의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또한 매료되기도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 숲길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요?정말 수채화 같은 최고로 아름다운 우리들의 포레스트였습니다.산벚나무와 일반 벚과 진분홍 벚과 여러 가지 새잎이 나오는 나무들의 다 다른 색 연두 잎들 초록 잎들의 조화는 그야말로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내려오면서 오서산을 바라보니 정말 정 중앙에 정암사가 있었습니다.그 정암사 앞에 또 벚꽃길이 보이고요~그야말로 위로 아래로 중앙으로 온통 벚꽃길인 오서산길입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그 주차장마저 아름다운 주차장이었습니다.
우리도 유명해진 맛집이 된 그 식당 한국인의 밥상에 방영되었다는 그 오서산 산촌 마을 생태체험관 식당에서 국물맛이 시원하고 깔끔한 잔치국수와 이곳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손두부로 벚꽃엔딩과 우리들의 포레스트 이야기의 막을 내립니다.(2023/04/06)
◑광천 3대 축제 중 오서산 억새축제
광천 3대 축제를 꼽으라면 광천 김 축제, 광천 새우젓 축제, 광천 오서산 억새 축제를 꼽을 수 있는데 보통은 이 광천 3대 축제가 10월 말경에 이루어졌는데 올해는 좀 이른 듯한 10월 13일 ~ 10월 15일에 일찍이 이루어졌다. 이 3대 축제 중 억새 축제만 유일하게 참석하는데 축제 당일인 15일엔 못 참석하고 그다음 날친구와 둘이서 오서산에 오르면서 억새 축제의 묘미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침 날씨도 도와주어서 얼마나 청명한 가을 날씨와 푸른 하늘, 흰 구름까지 억새 축제를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최고의 날씨였다.





가을 억새가 장관인 오서산은 해발 791M로 서해안의 등대 산으로도 불린다. 그럴법한 것이 오서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서해인 일대인 천수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안면도 앞바다까지 눈에 선명하게 들어올 정도이니 가히 그 등대 산이란 이름에 충분히 걸맞는 듯하다.




봄에 벚꽃과 함께 오서산엘 올랐을 때는 구간 구간 여러 가지 공사 중이어서 정상에는 못 올랐었는데 억새와 함께 오른 날에는 억새 춤을 추며 정상까지 거뜬히 올랐는데 봄에 공사하던 그 구간들이 도로도 넓혔고 석축도 쌓고 했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공사였을 듯싶다.




산 정상에 올랐으니 요럴 때의 묘미는 컵라면과 라떼로 그 황홀한 순간을 또 더 황홀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준비해간 컵라면과 라떼를 풀었다. ‘역시 이 맛이야~!!’를 연발하며 오서산 정상에서 억새와 함께하는 최고의 밥상 컵라면 밥상을 받아들고 이 가을 최고의 맛집 오서산 맛집에서의 맛있는 점심~!!





791M 정상에서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새하얀 솜털 같은 구름과 덩실덩실 춤추는 억새와 함께한 잊을 수 없는 너무도 아름다운 가을 한 페이지를 남기고 올라갈 때 보았던 색색 예쁜 단풍도 내려오면서 한 번 더 눈에 넣고 마음에 담고 그렇게 그렇게 ‘가을은 참 예쁘다’를 연발하며 이렇게 예쁜 가을이 있어 우리네 인생도 예쁘게 물들일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한 오서산 억새 축제를 즐긴 아름다운 날이었다.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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